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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희망만들기]‘소리’로 자원봉사 5년째 이은우씨 운영자 | 홈페이지

관리자 2012-11-28 조회수 2,359
[2005 희망만들기]‘소리’로 자원봉사 5년째 이은우씨
입력: 2005년 04월 19일 17:5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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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은 이제 제게 일상입니다. 꽹과리며 장구며 징, 북 등을 신명나게 두드리고 나면 모든 시름이 사라지죠. 소리를 하는 것도, 공연 봉사를 하는 것도 오히려 제가 즐거운데 어떻게 다른 욕심을 부릴 수 있겠습니까.”

‘소리’로 자원봉사를 5년째 하고 있는 이은우씨(54). 그는 소리사랑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누는 건 행복의 기본권”이라며 언제 어디서 공연의뢰가 들어와도 달려갈 수 있는 준비된 자원봉사자다.

- “웃음찾는 모습에 보람” -

이씨가 자원봉사에 나서게 된 것은 20년 가까이 운영하던 한약상을 그만두면서부터였다. IMF 외환위기의 한파로 가게문을 닫은 그는 가슴에 맺힌 한을 풀 길이 없었다. 그 때 접하게 된 것이 사물놀이였다. 이씨는 사물놀이를 통해 설움과 눈물을 모두 쏟아냈다. 그리고 하루하루 웃음을 되찾아갔다.

동아리 ‘울림패’ 회원들과 함께 지역 내 복지관과 경로당, 불우이웃을 찾아다니며 공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활동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탔고, 2000년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노인들을 위한 공연에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조금 시간을 냈을 뿐인데 어르신들이 그렇게 좋아할 수 없더라고요. 이날 경험이 봉사활동에 눈을 뜨게 된 계기가 됐죠.”

이씨는 2003년부터 송파구에 있는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관장 김승권)에서 시각장애인들에게 풍물을 전수하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앞을 못보는 장애인들은 시각 대신 청각이나 촉각이 발달하는가 봅니다. 일반인의 귀에도 쩌렁쩌렁 울리는 꽹과리와 징, 장구와 북 등 사물놀이가 만들어내는 굉음은 시각장애인에게는 하늘의 울림으로 느껴질지도 모르죠.”

이씨는 “악보를 볼 수 없는데 어떻게 사물놀이를 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며 “비장애인들은 대부분 장단을 기록한 악보로 사물놀이를 배우지만 이들은 특별히 제작된 점자 악보로 또는 다른 사람들의 연주 녹음테이프를 통해 장단을 익힌다”고 했다.

- 점자악보로 가르치기도 -

그는 지난해 4월에 열린 제1회 전국장애인풍물경연대회에 장애인들과 함께 참가해 장애인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기도 했다. 이씨는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이 무대에 올랐을 때, 출연자도, 이를 관람하는 관객들도 모두가 가슴뭉클한 감동에 젖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또 “연습때마다 해보겠다는 투지가 감동적이었다”며 “그런 결과로 장려상을 수상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장애인들과 함께 공연하면서 “장애인을 이해하는 지름길은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라는 걸 느꼈다고 했다.

시각장애인 조순옥씨(54·경기 시흥시)는 “장구를 칠 수 있다는 게 꿈만 같다”고 기뻐하며 “처음엔 보지 못하는데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하고 두려움이 컸다”고 했다. 그는 요즘 20일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리는 제25회 전국장애인 장기자랑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비장애인보다 두 배, 세 배 더 연습하고 있다.

봉사활동으로 시작한 것이 이제는 본업이 되다시피했다는 이씨는 지난해 7월 작지만 소중한 ‘이은우국악연구소’란 작업실을 마련했다. 그는 이곳을 노인과 장애인들을 위한 쉼터로 운영하고 싶다고 했다.

〈김윤숙기자 ys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