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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희망만들기] 산행 자원봉사자 김종민씨

관리자 2012-11-28 조회수 2,023
[2005 희망만들기] 산행 자원봉사자 김종민씨
입력: 2005년 05월 03일 18:00:26

“장애인들과의 산행은 그분에게 새로운 경험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일반 보행로와 다른, 험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그리고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그 바람에 묻어오는 숲향기를 느끼는 그런 경험말입니다. 저 자신도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손을 잡고 조심조심 산을 오르며 ‘함께하는 것’에 대한 기쁨을 경험하게 되죠. 그러다보면 결국은 기쁨을 공유하게 됩니다.”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산행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종민씨(48·서울시지하철 공무원). 그는 매주 목요일 시각장애인들의 ‘마음의 눈’이 되어 서울 인근과 경기도 일대의 산을 오른다. 그는 “봉사라고 하면 무조건 남을 돕는 것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산행에 동행하는 것은 ‘함께하는 것’이라서 더 마음이 끌렸다”고 했다.

김씨가 자원봉사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지난 2002년 12월. 모 방송사의 TV프로에서 방영된 한 자원봉사자의 감동어린 수기를 보고부터. 마흔 중반 고갯길에서 그의 삶을 한 번 뒤돌아볼 기회를 주었다.

오로지 일만 바라보며 달려온 자신의 삶. 나만 앞서 가고, 나 혼자만 잘산다고 우리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김씨는 곧바로 그가 거주하는 송파구 자원봉사센터로 달려갔다. 자원봉사 신청을 하고 난 후 아내와 자녀들과 함께 봉사자로서의 삶에 대해 의논을 했다.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으로 자원봉사를 하러 가게 된 그는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아름다운 동행’에 참가하게 됐다.

“2003년 2월이었죠. 경기도 양평의 봉미산으로 첫 산행을 했습니다. 사고로 장애를 입은 50대 중반의 여자분이었습니다. 비장애인에게도 험난한 산행길인데 하물며 시각장애인이 비포장 산길, 잔설이 남아 질퍽거리는 진흙길이었는데 갈 수 있을지 난감했습니다. 하지만 너무너무 좋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말하는 그분에게 비록 마음의 눈으로 오르는 산이지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김씨는 “험한 산을 한번 오르고나면 장애인들도 큰 자신감을 갖게 된다”며 “그런 의미에서 장애인들에게도 산행은 꼭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자신도 직업상 지하에서 생활하다보니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등산을 통해 건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8월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밑반찬배달, 산책봉사 등을 하는 다른 봉사자들과 ‘선인봉사단’을 만들었다. 일명 ‘선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의 모임이다. 선인봉사단은 1주일에 한 번씩 서울, 경기도 일대 산을 두루 섭렵해왔던 ‘산사람’들이다. 이들은 올 2월 1박2일 설악산 등반을 하기도 했다. 내친김에 오는 9월 제주도 한라산 등반을 계획하고 있다.

김씨는 “저도 장애인에 대해 막연한 선입견을 가지고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장애인과 산행을 통해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체험하고 가진 것에 감사하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매주 한번 ‘아름다운 동행’을 계속해 오고 있는 김씨는 아직까지 바깥으로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는 장애인들에게 “당당하게 도움 받을 권리를 행사하라”고 강조했다.

〈김윤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