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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각장애인 축구, 칼 패스·총알 슛… “안보여도 잘해요”

관리자 2012-11-28 조회수 2,447
전국 시각장애인 축구, 칼 패스·총알 슛… “안보여도 잘해요”

[국민일보 2006-06-09 21:42]





“슛해,지금 슛하란 말이야!”

제2회 전국 시각장애인 축구대회 결승전이 열린 9일 낮 경북 포항시 장성동 포항 드림풋살센터와 포항 스틸러스 유소년 축구장은 300여명의 대회 참가자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시각장애인 축구 선수들은 구슬을 넣어 소리가 나게 특수 제작된 축구공을 재빠르게 쫓아다니며 상대편 골문을 향해 슛을 날렸다. 30도가 넘는 날씨에 선수들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고 온몸은 땀으로 뒤범벅됐다. 하지만 표정만큼은 어느 축구 선수 못지않게 진지했다.

결승전 전맹부(시력이 전혀 없는 선수 참가)에서는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팀이 경기시각장애인복지팀을 접전 끝에 승부차기로 2대 1로 이기고 우승했다. 서울팀 채영천(17) 선수는 “대표선수 선발전을 겸한 전국대회에서 우승해 너무 기쁘다”며 “우리 축구 대표팀이 독일 월드컵에서 토고를 이기고 반드시 16강에 진출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국시각장애인협회 경북지부가 주관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전맹부 7팀,약시부 8팀 등 모두 15개팀이 참가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독일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원하고 오는 11월 아르헨티나 세계 시각장애인 축구대회 참가 국가대표 선발을 위해 마련돼서인지 경기마다 박진감이 넘쳤다.

협회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기회로 삼는다는 차원에서 지난 7일 대회 전야제에는 비장애인들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해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지역 기업의 대회 장소를 비롯한 아낌 없는 후원도 기업과 장애인들의 만남이라는 또다른 의미를 만들었다.

이번 대회는 자칫 무산될 뻔했다. 헌법재판소의 안마사 자격과 관련한 판결로 전국의 시각장애인들이 거리로 나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도 나오면서 대회를 취소하자는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결국 계획했던 대회를 꿋꿋이 치르면서 헌재 판결에 대한 대체법안 마련 등 권익 옹호를 위한 투쟁도 진행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협회 김장환(49) 경북지부장은 “안마사 자격 문제는 비장애인들에겐 직업 선택의 자유 문제겠지만 시각장애인들에게는 그보다 더 큰 가치인 생명 유지의 절대적 수단”이라면서 “축구대회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이 무럭무럭 자라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항=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