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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 소식(12.15)

관리자 2021-12-16 조회수 467


안녕하십니까? 2021년 12월 15일 수요일
8008번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의 사서함 담당 김현정봉사자입니다.

오늘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전해드릴 소식은 복지관에서 진행한 장애인식개선 백일장 우수상 작품 소개입니다.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는 전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장애인식개선 백일장 ‘너와 나의 연결고리’를 진행하였으며,
심사를 통하여 선정된 우수상 작품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성덕여자중학교 이O은 학생의 작품입니다.
 
 
작품명 : 내가 만난 사람들
 
내가 장애에 대한 개념이 처음 잡혔을 시기는 네다섯 살 때쯤이었다. 헬렌 켈러의 위인전을 읽었었는데 어렸던 그 당시에도 그녀가 대단하다고 느꼈었다. 안 보이고, 안 들리는 게 어떤 느낌인지 내가 완벽하게 이해를 하기는 어렵겠으나 일단 매우 생활에 큰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건 알았다. 헬렌 켈러는 장애를 극복하고 잘 성장해 사회운동가가 되었다. 막연하지만 되게 멋있는 이야기고, 멋있는 사람이다. 헬렌 켈러는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어 말도 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멋있었다. 물론 여전히 멋있다.
 
그리고 내가 실제로 장애를 가진 사람과 직접적으로 만났던 것은 초등학교 때이다. 6학년 때 새로 오신 사회 선생님은 다리가 안 좋으셔서 거동이 불편하셨었다. 그래서 항상 따로 보조 선생님과 함께하셨던 모습이 기억난다. 그리고 원래 사회 교실은 계단을 통해서만 갈 수 있는 별관에 있었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바로 갈 수 있는 본관으로 위치가 바뀌기도 했었다. 졸업 전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아직 어린 초등학교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모두 선생님의 그런 장애에 대해서 수군거리거나 나쁜 말들이 하나도 없어서 고맙다고 하셨었다. 근데 사실, 선생님의 뒤에서는 좀 있었었다. 따라 하면서 비웃는 애들이 몇몇 있었는데 그런 걸 볼 때마다 한 대씩 때려주고 싶었다. 꼭 선생님이어서가 아니라도 그건 그냥 예의가 없는 짓이다. 그래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러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고 나는 그게 나름 뿌듯했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에서 장애를 가진 캐릭터가 나온 것이 있다. 마블 유니버스의 가장 최근작인 ‘이터널스’라는 영화인데 작중 주인공 중 한 명인 ‘마카리’라는 캐릭터는 청각 장애인이다. 그래서 계속 대화 대신 수화를 사용해 대사를 하는 모습을 보인다. 마카리를 연기한 배우분도 실제로 청각장애인이신데 촬영장에서 감독의 큐 사인을 알아듣지 못해 힘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 다른 동료 배우분이 내신 아이디어로 레이저 포인터로 신호를 주고 영화에서는 cg로 지웠다고 한다. 감독의 사인을 못 듣는다는 건 난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인데 동료 배우분의 센스 있는 아이디어로 멋진 영화가 완성된 것이 훈훈하다.
 
뻔한 얘기지만 이렇게 사회에서 장애를 가지신 분들을 만날 때마다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생활 속에서 생각보다 장애인분들이 불편해할 만한 요소가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미디어 콘텐츠의 부실한 자막이라던가 요즘 같은 시기에 방송에서 연예인들이 많이 쓰고 나오는 투명한 마스크가 청각 장애인분들은 입모양을 통해서도 말을 알아듣는데 이를 돕기 위한 것이라는 것 등이다. 사실 마스크는 처음에 봤을 땐 왜 이상한 마스크를 쓰고 나올까 했었는데 이유를 알고 나서는 이마를 탁 쳤었다. 다만 방송 외에서는 실제로 그런 마스크를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실생활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이 글을 쓰면서 새삼 장애에 대해서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고 그분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지 못하는 불편함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 계기였다.
 
 
 
어느새 12월의 마지막을 달려가고 있는데요.
이번 주부터 뚝 떨어진 기온으로 날씨는 춥지만 마음만큼은 늘 따뜻하시길 바라며,
못다 이룬 것에 대한 후회보다는 앞으로 이룰 것에 대한 설레임으로 들뜨는 연말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이상으로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 사서함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