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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의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 낭독 봉사를 마치며
- 봉사자
- 202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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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8108번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 사서함 담당 유이정 봉사자입니다."
2024년 1월부터 2년 동안 매주 월요일, 이른 아침에 목소리를 가다듬고 한 주를 시작하였다.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아래 서시복) 식단 낭독과 시 낭독은 늘 진지했고, 그만큼 긴장 속에서 이루어졌다. 목소리 하나, 호흡 하나에도 책임이 실리는 시간이었다. 한 주를 시작하는 첫날을 눈뜨면서부터 낭독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서시복에 낭독 봉사를 신청하고 2024년 1월 첫 주에 연락을 받았을 때, 그날의 기쁨과 설렘을 잊을 수 없다. 감사한 마음으로 매 회차에 정성을 다했다. 파일변환, 업로드 등의 기술적인 문제로 헤맬 때마다 손을 내밀어 준 김민지 복지사 덕분에 끝까지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었다.
낭독은 목소리의 전달만이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대신 건네는 일이었고, 말 사이의 여백까지 함께 건네는 일이었다. 식단의 정확한 전달이 생활의 안정이 되기를 바랐고, 시 한 편이 하루를 밝히는 불빛이 되기를 바랐다. 그렇게 낭독은 누군가의 하루 속으로 조심스레 들어갔다.
2024년 상반기에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알려지지 않은 시를 낭독했다. 자작시를 낭독하게 되면서부터 나의 글쓰기는 더 활기를 띠었고, 낭독으로 생명력을 얻게 되었다. 나는 시기에 맞는 시와 에세이 구절을 수십 번도 더 녹음하고 듣기를 반복했다. 거북스럽고 간질거리던 말투가 서서히 정돈되었다. 빠르게 말하고 쌀쌀하게 들릴 수 있는 목소리를 다듬어 다시 녹음하여 선별하였다. 그리고 녹음분을 컴퓨터에 MP3로 파일 전환 후 서시복 사서함에 업로드하였다.
일반인이 자신의 목소리를 정기적으로 녹음하고, 그 소리에 귀 기울이며 '내 소리'를 온전히 마주하는 경험은 흔치 않을 것이다. 매주 낭독을 준비하며 나는 조금씩 달라졌고, 그 변화는 소리의 높낮이나 발음 너머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했다. 그렇게 숨을 고르듯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함께 성장하고 나누는 시간이었다.
100주가 넘는 시간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에 대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나는 '스몰 스파크', '시민 옹호인'으로 함께 활동을 하였다. 서시복을 통해 한 주의 시작이 '봉사자'라는 역할보다,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성큼 다가갔다. 장애가 결핍이 아닌 다른 감각의 세계라는 사실을, 그들의 반응과 침묵을 통해 배웠다. 알아간다는 것은 결국, 경계를 허무는 일이었다.
이제 월요일이 오면, 그 시간만큼은 허전함이 먼저 찾아올 것 같다. 매번 긴장과 충만한 보람으로 채워졌던 자리에, 아쉬움과 그리움이 남을 것이다. 역할이 끝났다는 것보다는 '식구로서 함께' 했다는 기억이 더 오래오래 머물 것임을 안다.
돌아보면, 낭독 봉사는 '나'를 알아가며 단련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말의 무게를 배우고, 침묵의 의미를 배우며, 관계의 깊이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함께할 수 있어서 참 좋았고, 그 시간 속에 더불어 있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