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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 낭독 봉사를 마치며
- 봉사자
-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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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매주 월요일, 이른 아침 시간대에 마음을 가다듬고 한 주가 시작되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식단 낭독과 자작시 낭독은 늘 조심스러웠고, 그만큼 긴장 속에서 이루어졌다. 목소리 하나, 호흡 하나에도 책임이 실리는 시간이었다. 익숙해질 법도 했지만, 매번 처음처럼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낭독은 전달만이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대신 건네는 일이었고, 말 사이의 여백까지 함께 건네는 일이었다. 어떤 날은 시 한 편이 하루를 밝히는 불빛이 되기를 바랐고, 어떤 날은 식단의 정확한 전달이 생활의 안정이 되기를 바랐다. 그렇게 낭독은 늘 누군가의 하루 속으로 조심스레 들어갔다.
그 시간을 통해 시각장애인분들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 ‘돕는 사람’이라는 위치보다,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감각이 먼저 다가왔다. 보이지 않음은 결핍이 아니라 다른 감각의 세계라는 사실을, 그들의 반응과 침묵을 통해 배웠다. 알아간다는 것은 결국, 경계를 허무는 일이었다.
이제 월요일이 오면, 그 시간만큼은 허전함이 먼저 찾아올 것 같다. 매번 긴장과 충만한 보람으로 채워졌던 시간이 사라진 자리에, 그리움이 남을 것이다. 그러나 끝났다는 사실보다, '식구로서 함께'했다는 기억이 더 오래 머물 것임을 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돌아보면, 누군가를 위해서이기보다, 나 자신을 단단하게 만든 시간이기도 했다. 말의 무게를 배우고, 침묵의 의미를 배우며, 관계의 깊이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함께할 수 있어서 참 좋았고, 그 시간 속에 더불어 있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출처: 에밀리의 블로그(https://m.blog.naver.com/momoyat/224126173688)